오늘 주식시장에 아주 큰 사건이 있었습니다. 상승세를 이어가며 국내 증시를 주도했던 이차전지 관련주가 급락했다. 아래 기사는 이러한 상황을 잘 보여줍니다.
(종합)에코프로 매도의견에 17% 급락…이차전지 주가 일제히 급락 – 글로벌경제
지치지 않고 강세를 보이던 에코프로가 10% 이상 폭락하는 등 2차전지 재고가 일제히 조정됐다. 하나증권과 삼성증권 주가가 과도하게 오르면서 매도 의견이 나오고 차익을 실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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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프로의 경우 전 거래일 대비 주가가 -16.78% 하락했고, 에코프로비엠도 -6.28% 하락했다. 이와 함께 SK이노베이션 -4.83%, LG화학 -3.85%, LG에너지솔루션 -3.28% 등 주요 이차전지 관련주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
물론 어떤 주식도 계속 오를 수는 없습니다. 성장성이 강한 종목이라도 당분간은 조정을 받을 수 있다. 에코프로의 경우 올해 600% 이상 급등한 점을 감안하면 금일 하락폭이 크다고 보기 어렵다.
문제는 에코프로를 팔겠다는 첫 보도가 나왔다는 점이다. 하나금융 김현수 애널리스트가 쓴 ‘좋은 회사지만 나쁜 주식’이라는 보고서다. 번역하면 ‘훌륭한 회사지만 좋은 주식은 아니다’. 아래는 보고서입니다.
김현수 연구원은 이번 보고서에서 ‘에코프로는 내부 거래(전구체 매각 및 수산화리튬 법인 매각) 후 반영되는 미실현 이익 규모가 불확실해 각 자회사의 장기(2027년) 이익 가치를 산정했다. 연결자회사 양극재법인) 어려움도 있었지만 최근 비상장 자회사의 사업보고서 및 감사보고서를 통해 안정적인 수익 창출 능력이 확인되어 가치기반 밸류에이션의 근거를 확보하게 되었습니다.’ 즉, 장기적인 관점에서 에코프로의 가치를 평가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참고로 에코프로는 1998년 10월 ‘코리아제올륨’이라는 상호로 설립되어 2001년 2월 ㈜에코프로로 사명을 변경하고 2007년 7월 코스닥에 상장하였습니다. 에코프로이노베이션, 에코프로씨엔지, 에코프로에이치엔 등이 있으며, 이 중 에코프로비엠, 에코프로에이치엔은 코스닥시장에 상장되어 있다.
보고서로 돌아와 김현수 연구원은 2027년 계열사별 기대수익 기준 에코프로 향유가치는 에코프로비엠 5조8000억원, 에코프로머티리얼즈 3조6000억원, 에코프로이노베이션 0조6000억원, 에코프로CnG는 0.8조원, 합산 목표 시가총액은 11.8조원이다. 제시. 이와 함께 목표주가를 45만4000원으로 제시하고 투자의견을 매도로 하향 조정했다고 적었다. 4월 12일 보고서가 나왔는데 4월 11일 에코프로 종가가 76만 9000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40% 이상 떨어졌어야 했다. 주가가 크게 하락한 4월 12일 종가 64만원 기준으로도 30% 이상 하락해야 하는 목표주가다.
이런 보도가 나오자 시장은 난리가 났다. 이차전지 시장을 주도해 온 아이템인 만큼 충격이 컸을 것이다. 하나증권의 보도와 함께 다른 증권사들도 에코프로의 주가를 조심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삼성증권은 최근 에코프로의 목표주가를 38만원, 하이인베스트먼트는 26만5000원을 제시했다.
그러나 논란의 여지도 있다. 예를 들어 앞서 언급한 김현수 애널리스트는 에코프로이노베이션의 향유가치를 0.6조원으로 제시했지만 너무 적다. 보다 구체적으로 김현수 애널리스트는 2022년 1만3000t이던 에코프로이노베이션의 리튬 생산능력이 2027년 8만2000t으로 6배 늘어나지만 같은 기간 매출은 4250억~7870억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아래 그림). 두 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지 않습니다. 영업이익은 더욱 심각하다. 2022년 에코프로이노베이션의 영업이익은 1490억원이었지만 2027년에는 350억원으로 크게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수산화리튬 가격 하락 전망이 에코프로의 실적 급락을 예상하는 데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kg당 80달러 안팎인 수산화리튬 가격은 위 표와 같이 2027년에는 kg당 8달러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무려 1/10입니다. 이에 따라 영업이익률도 2022년 35%에서 2027년 4.5%로 급격하게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최근 리튬 가격이 하락한 것은 사실이다. 아래 그래프에서 보듯이 탄산리튬 가격은 2021년 1월 kg당 58위안에서 2022년 11월 kg당 572위안으로 치솟았다. 최근 이차전지 주가 전망과 관련해 자주 거론되는 부분이다.
다만 탄산리튬이 중국 전기차에 주로 사용되는 LFP(리튬인산철) 배터리의 원료라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보다 구체적으로는 저가형 전기차에 많이 사용된다. LFP 배터리는 국내 업체들이 주로 사용하는 삼원계 배터리에 비해 안정성이 높은 등의 장점이 있지만, 전반적인 성능 면에서는 뒤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편, 수산화리튬은 하이엔드 하이니켈 삼원계 전지에 사용된다. 수산화 리튬 가격은 탄산 리튬 가격보다 훨씬 완만하게 하락했습니다. 예를 들어 3월 9일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거래된 수산화리튬 가격은 톤당 7만2239달러로 두 달 전보다 11.67% 하락해 탄산리튬 가격(32.7%)보다 훨씬 작다. (아래 기사 참조).
탄산리튬 가격 ‘폭락’…케이배터리는 왜 웃지 못할까요? – 머니투데이
(원료로 살아남기) 리튬 가격 자세히 보기… 탄산리튬 vs 수산화리튬 지난해 전세계 증시는 원자재 가격 급등에 충격을 받았다. 갈 곳을 잃은 투자자들이 많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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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수산화리튬은 탄산리튬 가격과 달리 장기적인 수요 증가로 가격이 오를 전망이다. 미중 갈등으로 중국 전기차 시장이 고립된 상황에서 글로벌 전기차 제조사들이 고효율 하이니켈삼원계 배터리를 더 많이 탑재할 것이기 때문이다. 위 기사에서 하이투자증권이 2027년 이후 수산화리튬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수급 불안정을 초래할 것으로 내다봤다는 언급도 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의 리튬 채굴 및 제련 기술로는 폭발적인 수요를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인 만큼 수산화리튬의 가격은 향후 점진적으로 상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 점에서 2027년 에코프로이노베이션 가치를 0조6000억원으로 추산한 하나금융의 보고서는 지나치게 보수적인 평가로 보인다. 물론 김현수 애널리스트는 에코프로 혁신만을 고려한 에코프로의 시가총액 목표를 추정하지 않았다. 최근 에코프로 주가가 많이 오른 것도 사실이다. 다만 다소 극단적인 가정을 전제로 주가를 움직이는 것이 바람직한 것인지는 의문이다. 이와 관련해 최근 에코프로 공매도가 다시 늘었다는 소식이 있다(아래 기사 참조). 얼마전 국내 기관들이 에코프로의 대규모 공매도를 시작하여 상당한 손실을 입었다는 소식이 있었습니다. 이런 현상이 반복되는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입니다.
에코프로, 공매도 2거래일 만에 1000억원 돌파 – 글로벌경제
600% 이상 치솟은 에코프로의 공매도가 이틀 연속 1000억원을 넘어섰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1일 에코프로의 공매도 금액은 1045억2500만원으로 집계됐다. 10일(1165억640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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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이차전지주 주가는 어떻게 될까? 이차전지 산업의 구조적 성장을 감안할 때 상승세가 힘을 얻고 있지만 단기간에 과도하게 상승한 점을 감안하면 하락세가 힘을 얻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냉정한 판단이 필요한 시점인 것 같습니다.